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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06.09.21
* 별점 : ★★★☆
* 일시 : 2006.09.20, 20:50
* 상영 : 명동 CQN.


정말 오랫만에 보는 홍콩 영화였다. 그것도 멜로 장르라니...
아마도 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 2046 이후 처음 보는 것 같다.

(기본적인 내용은 네이버 영화 및 이사벨라 공식 블로그에서 볼 수 있으니 생략하겠다.)
싱과 얀. 그 묘한 관계는 두사람의 착각에서 비롯되었다. 게다가 그들은 부녀지간이 아니다. 부녀지간이 아님이 밝혀졌지만, 그들은 헤어지지 않는다. 아니, 방탕한 삶을 살던 싱이 오히려 개과천선 하는 계기가 되었다.

싱은 원나잇스탠드를 즐기고, 도박에 빠져 살고, 폭력조직의 밀수를 돕는다. 그것도 현직 경찰이. 그것은 아마도 중국 반환 직전 마카오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도시의 주인이 바뀌어 버리니... 체제도 바뀔 테고, 경제적인 부분도 그렇고... 그만큼 혼란스러웠을 터. 그러니 경찰이라는 사람 조차 엉망진창인 삶을 살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유쾌한 기분으로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니다. 슬프다. 식민지 땅에서 본국으로 반환이 되는 것이니 일종의 '광복'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그로 인해 행복할 사람이 있다면,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싱은 바로 그런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조직 밀매에 연루되어 있었고, 마카오 반환 시점에 맞물려 그 역시 처벌을 받게 되었으니...

그러한 시점에서 만난 것이 바로 얀이다. 얀은 그렇게 엉망이었던 싱의 삶에 전환점을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얀 역시 썩 유쾌한 인생을 살아온 것은 아니다. 편모 슬하에서 자랐으며, 몸을 막 굴리며(?) 살아왔다. 놀랍게도 그녀는 16살. 굉장히 조숙했던 것이다. 그녀의 어머니는 싱의 첫사랑이었고, 얀은 싱을 자신의 아버지로 착각한다. 그것은 두 사람의 삶을 바꿔 놓게 되는 중요한 착각이다.

이 영화는 스토리보다는 영상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앵글 그대로 스틸컷을 하고 싶을 정도의 장면이 너무 많았다. 어두컴컴한 뒷골목 동네와 침침한 하늘이 어우러지는 장면이라던가, 허름한 건물을 잡아내는 각도, 그리고 인물의 적절한 화면 배치는 정말 그대로 사진으로 담고 싶을 정도였다. 아마 사진을 취미로 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느낌이 종종 들 것이라 생각한다.

영상미가 좋은 것에 비해 스토리 구성이 다소 약하다는 느낌이 들어 아쉬운 영화였다.

p.s... 영화를 보고 돌아오는 길. 영화 홍보물(시사회 좌석표가 붙어 있음)을 들고 있는 나에게 어떤 분이 말을 걸어 오셨다. 이 영화 괜찮냐고. 그리고, 화양연화 같은 영화와 비교하면 어떻느냐고. 나는 그냥 어물쩡 넘어갔다. 감독의 스타일이 많이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걸 설명하려면 그자리에서 얼마나 시간을 보내야 했을지 모를 일이다. 이 영화가 왕가위 감독의 작품이었더라면 뭔가 설명할 수 있었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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