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alk-Talk/Blah

타인의 취향.

반응형

글 제목을 보고 영화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물론 나도 그 영화를 대학 교양 수업 시간에 본 적이 있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타인의 취향에 대한 배려는 까다로우면서도 어렵지만, 오히려 쉬울 수도 있다는 것.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평소에 그것을 잊고 산다. 오늘... 직접적으로 그런 일을 당해 기분이 언짢아진 한 친구의 글을 읽고, 나 역시 누군가의 취향에 대한 무시를 한 적은 없었는지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나는 대학 시절에 기타 동아리에 몸담았었다. 바로 옆방은 락밴드 동아리였다. 한 음악 동아리에 있다 보면 다른 음악 동아리에서 추구하는 음악 스타일에 대해 무시하는 경향이 생기고, 생각도 편협해지게 된다. 아니면 그 반대의 경우가 될 수도 있다. 저쪽 음악은 멋있고 화려해 보이고, 내가 하는 음악은 왠지 초라하게 느낄 수도 있으니까. 그 당시 나의 편협한 생각을 깨주었던 말이 있다. 우리 동아리의 음악부장 선배의 친구가 바로 그 옆방의 락동아리에 몸담고 있었는데, 그분은 기타 연주를 굉장히 멋지게 잘 하시는 분이고 학교 내에서도 인기가 많았다. 선배를 통해 그분의 말을 살짝 전해 들었는데... '단지 음악을 연주한다는 것만으로도 통한다'는 말이었다. 그 음악이 락이건, 가요건, 연주이건, 민속 음악이건 간에 말이다. 외골수에 가까웠던 나의 편협했던 생각에 경종을 울리는 말이었다. 그 이후로는 내가 연주하는 음악에 대해 당당할 수 있게 되었고, 타인의 취향에 대해서도 존중하려 노력하게 되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별볼일 없어 보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뭐 그딴 것을 좋아하느냐'는 식의 발언은 삼가는 것이 좋다. 그것이 음악이 되었건, 사진이나 그림, 영화나 책, 연극이나 뮤지컬, 심지어는 사소한 TV 프로그램이건 말이다. 자신에게는 별 상관이 없겠지만, 당사자에게는 전혀 그렇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음악이 그 사람에게는 젊은 시절의 열정을 쏟아붓게 해준 음악일 수도 있고, 내가 보기엔 우스워 보이는 단 한장의 사진 같지만 누군가는 그것을 보며 옛 추억에 잠겨 눈물을 흘릴 수도 있으니까...


타인의 취향을 이해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하지만... 존중해주는 것은 어렵지 않지 않을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