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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06.04.01
* 별점 : ★★★☆


이 영화를 보게된 것은… 순전히 한 배우(아오이 유우)를 보기 위해서였다. 많이들 아시다시피, 아오이 유우는 이와이 슌지 감독의 ‘릴리슈슈의 모든 것’에 단역으로 출연했었고, 이후 ‘하나와 앨리스’에서는 주연(앨리스)으로 출연한 바 있다. (물론 이때 반했다.) 지난달 초에 포스팅했던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에서 스즈메(우에노 주리 분)의 친구인 쿠자쿠로 출연했는데, 주연에 가까운 조연이었다. (주연이라기엔 약하고, 조연이라기엔 큰 비중)

‘니라이카나이’는 신들이 살고 있다는 전설의 섬이다. 천국을 빗댄 상징적인 단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나에게는 이 니라이카나이라는 단어가 전혀 낯설지 않다. Tumble Dry Low라는 일본 인디밴드의 리더였던 Mani가 다시 만들었다는 밴드 이름이 바로 그것이었기 때문이다. (영화와는 상관없지만)

영화 내용은 오키나와의 어느 섬에 사는 후키(아오이 유우 분)라는 소녀가 성장해가는 작은 드라마이다. 동경으로 떠난 후키의 어머니는 매년 후키의 생일 때마다 편지를 한통씩 꼬박꼬박 보내온다. 매년 보내오는 어머니의 편지… 떨어져 있지만, 언젠가는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어머니가 편지에 써준 조언을 마음에 새기면서 커나간다. 하지만, 위에서 설명한 ‘니라이카나이’의 의미를 생각한다면, 영화를 보지 않아도 대략 어떤 내용일지 짐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한 류의 영화가 있지 않았던가. 바로… ‘편지‘(1997, 최진실 박신양 주연)가 그것이다. 편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후키의 할아버지이다. 겉으로 내색하진 않지만 손녀를 사랑하는 마음이 참으로 깊은 할아버지이다.

이 영화에서 의도된 클라이막스 장면은… 후키가 진실을 알게 되고, 어머니가 보내왔던 편지들을 읽으며 성장기를 회상하는 장면이다. 여느 드라마 장르가 그렇듯이, 약간의 최루성이 가미되어 있다. 하지만, 눈물보다는 마음 한켠이 따뜻해지는 종류의 장면이다. 내가 진정 이 영화에서 눈물이 날 뻔 했던 장면은 이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진실을 알게 되고 섬으로 돌아온 후키를 섬마을 사람들이 다같이 격려해 주는 장면이다. 삭막한 도시에서는 도저히 찾아볼 수가 없는 그런 광경이었고, 왠지 모르게 서글퍼졌기 때문이다. (감독이 의도했던 것과는 다른 감동인가? ^^)

일본의 많은 멜로/드라마 영화들이 그렇듯이, 특별한 악역은 이 영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도 격렬한 감정은 느낄 수가 없다. 감정을 억누르면서 볼 수 있는 영화이기 때문에 자칫 밋밋하게 보일 수가 있다. 반면, 캐릭터들의 성향에 대해 보다 면밀히 관찰할 수 있는 여유를 준다는 점은 장점이 될 수 있겠다. (사실, 내가 영화보는 취향이 그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p.s.1. 영화 제작 소요기간이 단 3주라고 한다. 보기에도 예산이 많이 들어간 영화는 아닌 듯.
p.s.2. 역시 주연인 아오이 유우의 연기에 주목할만 하다. 조금씩 성숙해가는 소녀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