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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점 : ★★★
* 일시 : 2007.10.03, 17:40
* 상영 : 서울극장 9관


대학 시절에 '활화산'이라는 이름의 밴드를 했던 세 남자. 대학 가요제 예선에서 3번이나 물먹었던 그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 했던 보컬리스트의 아들... 이 네명의 남자가 모여 밴드를 다시 만들어 나가는 스토리. 대한민국이라는 곳에서 밴드를 한다는 것. 게다가 나이가 사십줄이 넘어가는 아저씨들이 밴드를 한다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홍대 앞 라이브 클럽. 실제로 그곳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들이나, 그들의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아온 사람들 조차도 이 영화에 대한 감상이 다들 다를 것이다. 그곳에서 활동하는 뮤지션들 중에는 계속해서 음악만을 해온 사람들도 있고,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음악 활동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지난달에 신해철의 고스트네이션이 막을 내리고 다시 인터넷 고스트스테이션으로 돌아왔는데, 거기서 마왕이 했던 말이 생각난다. 아시다시피 마왕은 현재 S모 엔터테인먼트사를 운영중이고, 그곳에는 여러 뮤지션들이 소속되어 있다. 그 뮤지션들이 가졌던 직업들이 천차만별이라는 사실이 내게는 낯설지 않게 들렸다. 실제로 내가 가까이서 본 뮤지션들이 그랬기 때문이다. 물론 음악과 관련한 직업을 가진 사람도 일부 있으나, 대개는 그것과는 동떨어진 일을 하면서 뮤지션의 꿈을 키워 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러지 않으면 유지해나가지 못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적인 부분이...

이 영화를 보면... 희생이 참 많이 따르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경제적인 것과 가정적인 부분을 동시에 희생한 인물이 하나 있다. 바로 드러머 혁수. 자신이 운영하는 중고차 판매소를 연습실로 쓰고, 악기 구입에도 자신의 사비를 턴다. 그리고 그는 부인과 자녀들을 캐나다로 보내놓고 그리움에 사무치는 기러기 아빠이다. 종국에는 부인에게서 이혼 통보를 받으면서 심경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난다.

무언가 불안하고 회의적인 삶을 살던 그들이 젊은 시절의 그 열정을 다시 한번 불태워 보고자 하지만, 현실은 그것을 그냥 내버려 두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을 헤쳐나가며 밴드로서의 활동을 해나간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나름 감동적인 장면을 삽입을 했으나 그 조차도 웃음으로 치부되어 버리는... 관객들은 그저 겉모습을 보면서 즐거워해야 하는 수 밖에 없다는 점이 영화를 보는 내내 아쉬웠다.


p.s. 1...
영화 중간에 페이에 대한 내용이 있는데... 홍대 앞 클럽 중에서 무대에 섰다고 해서 무조건 페이를 주는 곳은 별로 없다. 주는 곳도 일정 인원 이상의 관객을 동원해야 받을 수 있는 곳이 많다. 아예 페이 조차 없는 클럽도 여럿 있다. 특히 이제 막 새로 시작하는 밴드는 페이 같은 것은 아예 생각도 안하는게 당연한 사실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사실 밴드에게 모두 페이를 지급하기에는  현실적으로 클럽 운영이 어렵기 때문이다. 페이를 주지 않아도 적자가 나는 클럽이 부지기수다.

p.s. 2...
무대에 오른 또 하나의 밴드는 트랜스픽션이다. 이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분들이 많을 것이다. 홍대 앞에서는 꽤 잘나가는 밴드 중 하나다. 그리고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고 인기도 있어야 그런 공연 무대에 설 기회도 생긴다. 영화에서 가장 서글펐던 것이 바로 이 부분이었다. 관객도 거의 없는 그런 무대에서 힘들게 시작하는 것도 아니고, 잘나가는 밴드 공연의 중간 게스트로 나오는 것이 데뷔 무대라니... 물론 그런 행운이 없으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되지 않으면 자신들의 이름을 알리기 조차도 힘들다는 것을 반증하는 부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